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군대 이야기

군대 이야기 1. 동반입대

by 오후식 2026. 3. 9.

 

 

 

군대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질 거 같아서 적으려고 한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여유롭던 겨울방학의 어느 날이었다.

중학교 친구 진우랑 자주 만나서 놀곤 했는데 그날은 진우네 집에 있었다.

진우가 컴퓨터 책상 의자에 앉아 있었고 나는 책상 뒤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진우가 군대는 언제 갈거냐고 물어봤다.

군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게 둘이 병무청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동반입대라는 지원 방식을 알게 됐다.

동반입대는 친구와 18개월 동안 군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 제도였다.

어차피 겨울방학때도 자주 만나서 노는데 같이 군생활하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 좋은 것은 다른 지원방식보다 경쟁률이 낮아서 원하는 날짜에 입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동반입대 지원자 대부분은 전방부대에 보내진다는 것을. 진우는 알고 있었는지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그날 우리 둘은 3월 6일을 입대일로 동반입대 지원했다.

그리고 합격했다. 당시에는 어쨌든 합격이라는 말 자체에 조금 기뻤다.

 

3월 6일 입대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송내역에서 1호선을 타고 의정부역에 도착해서 엄마 그리고 엄마의 직장동료들과 부대찌개를 먹었다.

306 보충대 안에서 진우와 만났고 각자의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어떤 체육관처럼 생긴 곳으로 쭈뼛쭈뼛 들어갔다.

부모님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마자 군복에 헬멧을 쓴 사람(구대장)이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체육관 안에서는 306 보충대에서의 훈련 일정을 소개했던 거 같다.

그리고 특정 병과의 인력을 뽑는 작업도 했던 거 같다.

운전면허가 있거나 테니스를 칠 수 있는 사람은 강단 앞으로 나오라고 하면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나가서 해당 병과에 지원하는 것 같았다.

나랑 진우는 동반입대였기 때문에 나갈수 없었다. 사실 나는 조건에 부합하지도 않았다.

 

체육관에서 내무반으로 자리를 옮겼고 전투화, 전투복, 활동복 등 군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불출 받았다.

전투화는 나름 사이즈가 맞았는데, 전투복은 무슨 한복 마냥 펑퍼짐한 걸 받았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하고 정좌 자세로 내무반에 앉아 있는데

구대장이 종이 상자랑 편지지 그리고 볼펜을 하나씩 나눠줬다.

오늘 입고온 사복을 모두 종이 상자에 담고 가족에게 편지를 써서 같이 넣으라고 했다.

무슨 내용을 적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아마 부모님한테 군생활 잘하고 있을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을 거 같다.

다음에 본가에 가서 혹시 편지 아직 갖고 있냐고 엄마한테 물어봐야겠다.

 

그렇게 길고 긴 입대일이 마무리 됐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