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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홋카이도 가족여행 3일차 - 하코다테 코게이샤

by 오후식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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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을 혼자 가이드하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오누마 공원에서 돌아온 뒤 어머니는 잠시 혼자 돌아다니고 오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잠시나마 혼자 여행이 하고 싶었던 저는 감사한 나머지 '정말 그래도 괜찮겠냐'는 말도 없이 가족에게서 빠져 나왔습니다.
 

코게이샤 건물

 
사실 제게는 혼자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여자친구에게 줄 제대로 된 기념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트램을 타고 빈티지 옷가게도 들려보고 시내에 있는 무인양품에도 들려보고 서점에도 들려봤지만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망연자실한 마음을 안고 트램에서 내렸는데 정류장 바로 앞에 낡은 가게가 하나 있었습니다. 가게 안을 들여다 보니 고풍스러운 것부터 귀여운 것까지 여러 도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오래된 가게 이름은 ‘코게이샤' 였습니다.
 


가게 안 복도에는 귀여운 모양의 문진 부터 수석, 유리 공예품 등 여러 오브제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이중에는 판매하는 것도 있고 단순히 전시 용도로만 가져다 놓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1층에서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 제게 직원분께서 2층으로 올라가보라고 하셨습니다. 2층에도 물건이 있으니까 올라가보라고 하는 건가 싶어 계단을 타고 올라갔는데, 건물 2층에는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시바야마 마사로'라는 이름의 작가 작품을 전시해 놓았는데, 생전에 살았던 공간도 그대로 남아있고, 금속 공예품, 접시, 식기등 작품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이중에서 저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를 섬세하게 표현한 도예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의 프로필 사진처럼  잔뜩 집중한 표정으로 색을 입혔을 것을 생각하니 물고기 작품이 더 매력있게 보였습니다.
 
 

 
 
2층 전시관 구경을 마치고 기념품을 고르러 다시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도예품이다 보니 가격이 사실 만만치 않았습니다. 디자인이 조금 괜찮다 싶으면 가격은 전혀 괜찮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띈 오브제가 바로 위 사진의 구름이었습니다. 제가 저 구름 모양의 오브제를 고르니까 코게이샤 사장님이 웃으셨는데, 알고보니 본인 딸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구름 모양의 오브제는 크기나 무게감도 적당했고, 색칠이 약간 엉성했지만 모양이 투박하니까 색칠도 투박한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세월 같이할 오브제로서 구름이라는 이미지가 다채롭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둥실 떠다니는 자유로운 느낌도 있고, 당연히 구름이니까 흐린 날에 어울리고, 맑은 날에는 맑은 날에 핀 구름 한 점처럼 여러 의미를 낼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구름 모양의 오브제가 아니였더라도 의미는 갖다 붙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튼 저는 구름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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