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동 평양냉면 - 진영면옥
따듯해진 날씨 때문에 퇴근 버스 안이 무척 더워졌습니다.
버스 멀미가 심한 저는 더워진 버스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주로 머리를 창문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요일 칼퇴로 인해 회사에서 저녁을 먹지 않고 퇴근했다면
버스 멀미를 이겨내고 해야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저녁 메뉴 고르기 입니다.
그렇게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저녁 메뉴를 생각하다가
어지러운 속을 뚫어줄만한 냉면이 떠올랐고,
그렇게 평양냉면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게 이름은 독산동에 위치한 '진영면옥'입니다.
단독 주택 거리에 위치한 진영면옥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했습니다.
저희 앞에 일곱 팀 정도가 있었고, 30분 정도 대기하고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가게 앞 키오스크에서 대기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1인 좌석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혼밥하기에도 좋습니다.
메뉴 구성은 간단합니다.
저희는 물냉면 하나, 비빔 냉면 하나, 그리고 녹차돼지수육 반접시를 주문했습니다.
저는 양지곰탕 빼고 다 먹어봤는데요.
양지수육과 녹두전도 정말 맛있습니다.
가격도 다른 평양냉면집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을밀대가 만 육천원, 필동면옥이 만 오천원이니까요.
물론 독산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중구나 강남구에 위치한 다른 냉면집들에 비해 냉면을 먹고 할만한 것들이 적긴 합니다.
주문하면 먼저 따듯한 메밀차와 백김치 그리고 무절임이 나옵니다.
백김치가 맛있어서 저는 냉면 나오기 전에 한 그릇 먹을 때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그릇들이 아주 정갈합니다.
뒤에 냉면 그릇 사진도 나오겠지만 사용하는 그릇이 모두 정갈합니다.
손님이 많은 다른 평양냉면집 처럼 분주하지만,
깔끔하고 정갈함을 유지하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드렸듯이 그릇이 정갈하고 고명도 이쁘게 올라가 있습니다.
양지수육, 배 슬라이스, 오이 몇 조각, 지단, 파 슬라이스. 고명이 넉넉히 들어가 있습니다.
육수는 육향이 세지 않고 깔끔합니다.
그리고 면의 뚝뚝 끓어지는 식감이 좋습니다.
비빔 냉면이 식탁 위에 놓이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올라옵니다.
비빔 냉면 소스가 참 맛있습니다.
제 혀가 예민하지 않아 뭐가 들어간 거 같다고 설명은 못하겠습니다.
다만, 비볐을 때 조금 퍽퍽해서 저는 부드럽게 먹으려고 같이 나오는 양지 육수를 조금씩 넣어 먹습니다.
고명은 물냉면과 같습니다.
참고로, 본인은 물냉면을 먹고 있고 같이 온 사람이 비빔냉면 시켰다면,
섣부르게 뺏어먹지는 마세요.
자극적인 비빔냉면을 한 번 먹고나면 물냉면 맛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수육은 잡내 없이 부드럽고 끝에 비계부분이 쫀득하니 맛있습니다.
마늘과 된장을 올려 먹고
고추랑 같이 먹고
새우젓 얹어 먹고
냉면에 싸먹고 하다보면 금방 없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