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카페

을지로 크림 티 카페 - 을지루이스

오후식 2025. 3. 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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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자친구는 약 2년 전에 영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에 여행 사진을 구경하다가 하얀 크림과 스콘이 같이 놓인 사진을 보게 됐습니다. 딸기잼과 스콘은 자주 먹어봤는데 크림이라니 좀 낯설었습니다. 제가 낯설어하자 여자친구는 홍차와 스콘 그리고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잼이 같이 나오는 '크림 티'라는 메뉴라고 설명해줬습니다. 그날 클로티드 크림이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던 게 신경이 쓰였는지 여자친구는 오늘 '크림 티'를 파는 곳에 저를 데려갔습니다. 카페 이름은 '을지루이스' 였습니다.
 
 

 
 
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두 세번 정도 오르다 보니 을지루이스가 적힌 티비가 보였습니다.
거기서 한번 더 올라가니 카페가 나타났습니다.
 
 

 
 
가게 문 앞에는 스콘에 대한 재미난 글들이 있었습니다. 스콘의 역사와 보관 방법 그리고 크림 티를 먹는 방법 등이 적혀 있었고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잼 중 무엇을 먼저 바르는지에 대해 영국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카페 안은 빈티지 가구와 조명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가구와 소품은 카페 사장님이 고향인 영국에서 가져오셨다고 합니다. 의자, 책상, 서랍장, 조명 모두 모양이 다 제각각인데 어색하거나 어지럽지 않고 서로 잘 어울리는 게 신기했습니다. 
 
 

 
 
카페 안에는 '시남'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도 있었습니다. 화, 목, 토요일에만 카페에 출근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티 hot과 ice를 각각 한 잔씩 주문했고, 크림 티를 맛보기 위해 스콘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소고기 스튜, 머쉬룸 파이처럼 영국 가정식 메뉴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경험 삼아 차 대신 식사를 하러 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먼저 차가 나왔습니다. 차와 함께 모래시계로 된 티 타이머를 같이 주셨습니다. 저는 둥글레차 티백을 대충 몇 번 흔들었다가 빼는데, 누군가는 차를 위한 모래시계를 만들고, 또 누군가는 그 시계를 필요로 한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3분 정도 차를 우려내고 우유를 살살 부어주고 그 다음 각설탕을 넣고 저어주니 맛있는 밀크티가 완성됐습니다. 우유 넣고 각설탕 넣고 숟가락으로 젓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꽤 재밌습니다. 
 
 

 
 
그리고 스콘이 나왔습니다. 스콘을 담은 그릇이 참 이쁩니다. 스콘은 시중에 파는 것보다 좀 더 촉촉한 느낌입니다. 가게 문앞에 있던 설명서대로 비틀어서 반으로 쪼개주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잼을 발라 먹었습니다.
 
 

 
 
스콘이나 밀크티라는 메뉴를 요즘에는 흔하게 먹을 수 있지만, 특히 차와 같이 나오는 티 타이머 처럼 이렇게 자연스러운 빈티지함을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카페를 만든 사장님이 어떤 카페를 만들고 싶었고 어떻게 전달하고 싶은지가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메뉴판 안에 쓰여 있던 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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